복음주의적 관점에서 올바른 남녀교육의 필요성

복음주의적 관점에서 올바른 남녀교육의 필요성

2021-07-16 0 By 월드뷰

월드뷰 JULY 2021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14


글/ 이재욱(카도쉬아카데미 공동대표)


남녀갈등인가? 아닌가?


지난 4월에 있었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부터 최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이슈는 남녀갈등에 관한 것이다. 언론에서는 연일 남녀갈등인가, 아니면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남녀갈등 논란을 만드는 것인가를 놓고 토론과 공방이 오갔다.

그런데 50대 중반 이상의 목회자들의 경우 남녀갈등 문제를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편이다. 그러한 갈등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것은 목회자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한몫하고 있다고 본다. 대체로 교회의 목회자 그룹은 남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활동 범위도 나름 제한적이다. 사역현장, 만나는 사람, 만나는 그룹이 한정적이다. 그리고 교회나 사역현장 돌보기도 바쁘다. 그뿐만 아니라 낮 시간에 교회 현장에서 주로 마주칠 수 있는 그룹은 교회 안에서 활발히 움직이며 봉사하는 여전도회 회원들(권사회 혹은 집사회 등)이 대부분일 것이다. 연령도 젊은 여성들보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있는 여성들로 목회 활동에 협조적이다. 또 50대 이상의 목회자 그룹은 교회에 관련된 여러 일로 비슷한 연령대에 목회자 그룹을 만나게 된다. 목회자 그룹이 아니더라도 교제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연륜 있는 신앙인들이다 보니 남녀갈등 문제는 실제로 체감하기 힘든 먼 이슈 혹은 관심 밖의 일이 된다. 교회 일이 아니라 세상일로 생각해 관심 두지 않을 수도 있다.


진보성향의 20대 여성 생각은?


또 한 그룹이 있으니 진보성향의 20대 여성이다. 의외로 이들은 현 상황을 남녀갈등문제로 인식하지 않았다. 이준석 돌풍과 남녀갈등 이슈가 한창인 지금, 진보노선의 신문사들은 20대 진보성향의 여성들을 적극적으로 인터뷰했다. 그러면서 ‘과연 20대 남성들이 보수화된 것인가’라는 화두를 여성들에게 던졌다. 이들은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소개한 적이 없으나 기본적으로 세상을 가부장제의 틀로 해석하고 있었다. 페미니즘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이다. 이들이 스스로 페미니스트인 것을 숨긴 것이 아니라면, 20대 여성들 가운데 적잖은 수가 알게 모르게 어느 정도 의식화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도 자연스럽게 이들은 막시즘적 남녀갈등 구도로 세상을 관찰하고 있다. 진보성향의 20대 여성 그룹들은 현재 문제를 남녀갈등으로 인식하기보다 이러한 남녀갈등이라는 것을 자신들의 정치적인 유익을 위해 사용하는 집단의 문제 정도로 해석했다. 그래서 ‘여성’이라는 명제를 한가운데 두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여당과 야당을 모두 비판했다.

이들은 기존 가부장제의 최대 수혜자를 기성세대 남성들로 규정했다.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20대 남성들이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현재 20대 남성들은 기성세대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으로 인해 피해를 받는 ‘피해자’로 규정했다. 이들은 가부장제의 최대 수혜자인 남성 기득권 세력이 아직도 많은 것을 쥐고 있다고 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여성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국 사회가 20대 남성들에겐 다소 역차별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 남녀갈등을 다시 남성과 남성 간의 세대갈등으로 붙여놓는 모양새가 아닌가 싶다. 진보성향의 20대 여성 중에는 아직도 한국 사회는 가부장제가 짙게 깔려 있기에 “이 단단한 벽을 뚫어야 하는 싸움”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0, 40대는 어떠한가?


반면 적잖은 30대와 40대는 현재 남녀갈등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30, 40대들도 50대 만큼은 아니지만 남녀갈등에 있어서 약간의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들은 비교적 페미니즘이라는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보냈다. 30, 40대는 남녀갈등이라기보다 해당 연령대가 겪고 있는 생애주기의 발달과업으로 인한 어려움을 통과하는 중이다. 해비거스트(Havighurst)의 발달과업이론에 따르면 30, 40대는 가정을 꾸리고, 처음 육아를 감당하며 밖으로는 경제활동을 활발히 한다. 자녀가 자라가면서 처음 겪는 사춘기와 그에 따른 정신적 부담, 입시를 앞둔 자녀교육의 재정적 부담과 직장에서의 승진을 놓고 삶의 적잖은 피로감을 느낀다. 동시에 신체는 서서히 갱년기가 다가옴으로 내면과 외면의 갈등을 겪고 있다. 물론 사회 가운데 일어나는 남녀갈등 문제와는 거리가 있으나, 이 과업에 대해 ‘가정 안 여성들도 억압받는 피해자’라는 인식을 덧씌우고 있다. 20대 미혼여성들에 이어 30, 40대 기혼여성들도 이 갈등 속에 몰아넣으려고 한다.


그렇다면 10, 20대는?


가장 현실적으로 이 사안을 체감하는 그룹은 10대와 20대다. 페미니즘의 영향력은 10대와 20대들 사이에서 확장되어 가고 있으며, 이미 교육계에서는 오래전부터 뿌리내린 교육의 열매로써 페미니즘을 거둬들이고 있다. 특별히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자처하지는 않아도 이들은 기본적으로 ‘가부장제’에 대한 시각으로 이 사회를 바라보고 있다.

최근 3~4년간 10대와 20대 사이에 페미니즘이 큰 영향을 준 반면, 현재는 그에 대한 반작용이 드러나고 있다. 몇 가지 예로 학교에서 10대 남학생들이 체육 시간에 체육복을 교실에서 갈아입는 여학생들에 대한 불만들을 남녀평등 문제로 표출을 했다. 남학생들이 더 이상 무거운 짐을 들거나 옮기려고 하지 않고 남녀가 같이 짐을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학교에서 여자 선생님이 여성에 대한 ‘배려’ 차원의 이야기를 꺼내면 ‘선생님도 페미니스트?’라며 조롱하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반작용은 회사에 입사한 20대 남성들에게서도 나타난다. 무거운 짐을 나르는 일에 있어서 남성들만 하는 것은 평등에 어긋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바람직한 모습과 교육은 어디서?


하지만 위와 같은 반작용 모습들 역시 건강한 반응이 아니며, 바람직하다고 볼 수도 없다. 남성과 여성은 분명 다른 차이를 보이며, 상호보완적이기에 서로 갈등하며 싸울 것이 아니라 협력과 배려하며 함께 시너지를 내야 한다. 30, 40대나 50대 이상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며 나아가야 한다. 직접적인 큰 갈등을 겪지 않아도 이 사회적 문제는 결국 사랑하는 우리 아들과 딸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은 남녀를 갈라놓고 파괴하기 위해 ‘교육’이라는 도구를 사용했듯이, 우리도 바른 기준과 관점에서 교육하는 것으로 대응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나열한 모든 연령대가 교회 안에 함께 존재하고 있는 구성원들이다. 교회는 전 세대가 함께 보여 하나님을 예배함으로 성도의 교제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있다. 사회가 앓고 있는 남녀갈등의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하며, 세상이 사람의 힘으로 이룰 수 없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교회’이다.

교회의 중직을 맡은 50대는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실제적인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50대들은 가장 첨예하게 남녀갈등을 겪고 있는 20대들의 부모세대이다. 20대들의 남녀갈등이 극심하다는 것은 반대로 부모세대가 결혼을 통해 가정이 무엇인지, 교회에서 중직들이 연합하는 교회의 참된 모습이 무엇인지(시 133:1) 보여주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문제는 곧 있을 미래 교회의 문제이며, 교회 안 다음 세대의 문제로 돌아올 것이다. 젊은 세대들은 머잖아 가정을 꾸릴 것이며 가정 안에서의 갈등문제는 곧 교회 다음 세대들이 겪는 보편적 문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다음 세대의 남녀갈등 문제에 대한 성경적 대답을 제시해 주며, 또 그렇게 본을 보여야 한다.


결혼과 가정은 세상에 복음을 드러낸다


다음 세대의 남녀갈등 문제는 결혼과 가정 그리고 교회 가운데 복음을 충만하게 잘 드러내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왜 한국 교회의 다음 세대에 대한 신앙 계승이 이렇게 처참할 정도로 낮은 것일까? 남녀관계, 특별히 남편과 아내의 연합을 통해 드러나야 할 복음을 삶으로 설명해 내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본다(엡 5:31~33, 골 3:12~21). 10대의 남녀갈등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젊은 부모인 30, 40대가 그 열쇠를 쥐고 있다. 자녀세대들은 어릴 적부터 귀로 듣고 학습하여 머리에 넣은 바가 아닌, 삶에서 보고 배운 것을 가치관으로 삼아 살아간다(신 6:4~9, 롬 12:1~2). 그러기에 가정의 부모세대, 교회 안의 부모세대는 먼저 깨진 남녀갈등을 봉합하는 방법을 가정에서 가르치며 본을 보여야 한다. 또 교회에서 성도 간, 직분자 간, 세대 간 화평케 하시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역이 충만히 드러나야 한다. 하나님께서 가정과 교회를 세우실 때 이 충만함을(엡 1:23) 계획하셨기 때문이다.

<softrock2000@hanmail.net>


글 | 이재욱

고려신학대학원(M.Div.)에서 공부를 마치고 현재 부천의 참사랑교회 담임 목사로 활동하고 있다. ‘카도쉬아카데미’의 공동대표이며, 코람데오닷컴 연구위원장과 한국성과학연구협회 교육팀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