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의 지도력 개발(1) 선교사의 전인적 개발과 창의적 사역

선교사의 지도력 개발(1) 선교사의 전인적 개발과 창의적 사역

2021-04-21 0 By 월드뷰

월드뷰 APRIL 2021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BIBLE & WORLD VIEW 4


글/ 전성걸(글로벌연합선교훈련원 TMTC 상임대표)


한국 교회는 선교에 있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새로운 국면이란 선교 인력의 물량적 파송에서, 파송된 현장 선교사들의 질적 성숙의 시급성이다. 더욱 도전되는 것은 현장에 있는 선교사들이 사역 중 자신의 리더십 역량과 사역의 전문성에 있어 상당부분 개발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현상의 대부분은 파송 전 훈련의 부재나 잘못된 훈련으로 인해 생겨나는 문제이다. 혹은 파송 후 현장 선교사의 개발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결여된 멤버케어로 더욱 가중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한국 교회의 선교는 선교사 파송 전과 후, 그리고 선교사 전 생애를 아우르는 폭넓은 차원의 전인적 개발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불가항력적 상황은 선교 사역자들의 개발과 사역을 위축시키고 있다. 

사역자들의 전인적 개발을 연구한 로버트 브링좁슨(Robert Bryinjolfson)은 “전인적 훈련(개발)이란 성품(character), 영성 형성(spiritual formation), 기술발전 및 이해를 포함한 전인격(whole person)의 필요에 의도적으로 부응하는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훈련”이라고 정의한다.[1] 이에 기초해 볼 때 전인적 개발이란 선교 사역자를 훈련할 때 이들이 궁극적으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이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사역에 있어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될 수 있는지를 다룬다. 즉, 존재와 지식과 행동을 모두 포괄하는 전인적이고(integral) 총체적인(holistic) 개념을 통합한 개발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앞으로 12회에 걸쳐 본 칼럼 연재를 통해 선교사의 전인적 개발과 창의적 사역에 관한 생각과 고민을 나누려고 한다. 필자가 경험한 선교지에서의 사역 경험과 선교사를 위한 연장 교육 운영자로서의 생각과 창의적 선교 교육을 디자인하는 실천가로서의 꿈과 고민을 부족하나마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이번 첫 칼럼에서는 12회에 걸쳐 나누게 될 칼럼의 대주제로 선교사의 전인적 개발과 창의적 사역을 논함에 있어 고민해 봐야 할 세 분야를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이 세 분야는 또 다른 소주제로 구성돼 연재될 것이다. 


1. 선교사의 지도력 개발


무엇보다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고민은 하나님은 지도자를 어떻게 만들어 가시는가에 대한 것이다. 한 기독교 지도자가 리더십으로 부름을 받아 성경적 영향력을 함양하고 발휘해 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자기 개발의 과제를 성취해 가야만 한다. 흔히 리더십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리더십을 심도 있게 연구한 로버트 클린턴(J. Robert Clinton) 박사는 성경적 지도자란 평생의 관점에서 현재를 바라보고 미래를 준비해 가는 자라고 정의한다.[2] 지도자는 생의 전 과정 동안 계속되는 여러 형태의 교육과 연속적 훈련의 과정 안에 있는 사람이다. 이를 달리 표현하자면 하나님은 그의 부르심을 받은 지도자를 세우시고 사용하시는 전 과정에 개입하사 지도자가 하나님께서 주신 역량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책임감을 느끼고 구체적인 집단에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게 하신다.[3] 그 과정 중 하나님께서 효과적인 지도자를 만드는 데 사용하시는 몇몇 핵심 주제가 등장하게 된다. 첫째, 지도력은 사역자의 됨됨이, 즉 그의 존재로부터 발휘된다는 사실이다. 둘째, 하나님께서는 특별한 사건과 경험을 사용하셔서 지도자를 빚어 가신다는 점이다. 셋째, 하나님은 지도자가 자신의 역량, 즉 은사 활용을 통해 초점 있는 사역을 하게 하신다는 것이다. 필자는 앞으로 이 세 가지를 칼럼 연재를 통해 하나하나 생각해 보려고 한다.


2. 선교사와 타문화 사역


선교사의 지도력을 한층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전인적 개발이 타 문화 선교적 관점에서도 다뤄져야 한다. 타문화 선교는 복음 전달자인 선교사와 복음 수용자인 현지인들 사이에 존재하는 문화적 간격 사이에 다리를 건설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현장에서 사역하는 선교사의 지도력 개발은 반드시 교차 문화적 요소를 다루는 것이어야만 한다. 

필자의 카자흐스탄 교회 개척 선교사 시절을 회고해 보면 ‘열정’이라는 이름에 가려져 내부자적 관점(내관, emic)이 없는 순간이 많았다. 내부자적 관점이란, 현지인의 관점에서 준거 기준의 틀이 그 땅에서 나고 자란 토착적 세계관에 기초한 것임을 의미한다. 만약 선교사가 대상 문화의 주체적 입장에서 문화적 간격을 인식하지 못하고 사역하게 된다면 타문화 사역의 길은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타문화 선교는 마치 다른 사람이 정성껏 가꾸어놓은 정원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그 정원은 정원 주인이 그 땅에 가장 잘 어울리는 식물들로 그의 방식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놓은 고유한 산물이다. 그런데 외부자인 선교사가 정원사가 정성껏 가꾸어 놓은 정원에 들어가 자신의 방식대로 바꾸려고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선교사의 사역적 역량은 영적 요소에도 영향을 받지만 소위 문화적 지성(cultural intelligence)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해, 문화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에 따른 지혜로운 처사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선교사의 전인적 개발은 상당히 복잡하고 다양한 개발 요소를 포함한다. 특히, 타문화에서의 선교 전략과 방법에 대한 지혜는 복음이 어떻게 상관성 있게 전달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에 기초해야 한다. 그래야만 수용자 지향적이며 창의적인 사역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필자는 본 칼럼 연재를 통해 이에 관한 생각을 다음의 네 가지 소주제로 나누어 독자들과 생각해 보려고 한다. 첫째 선교사와 타문화 사역, 둘째 선교와 커뮤니케이션, 셋째 타문화 선교 방법, 그리고 넷째 코로나 시대의 창의적 사역 과제이다.


3. 선교사의 평생교육


선교사의 전인적 개발과 창의적 사역 주제에 따른 필자의 세 번째 고민은 선교사의 평생교육에 대한 것이다. 의무교육의 시기가 지나면 누구에게나 진정한 동기에 의해 연장된 교육의 시기가 찾아온다. 이는 늘 배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질적 현상이다. 그만큼 배움을 둘러싼 시대적 노력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이 노력은 선교계도 예외가 아니다. 시대의 발전과 함께해 온 한국 선교는 인적자원을 교육하고 개발하고자 그간 큰 노력의 흔적을 남겨 왔다. 다행인 것은 한국 선교의 질적 성숙에 대한 성찰의 목소리가 모이면서 그 해법 중 하나로 파송된 선교사들의 재교육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힘입어 이제는 특별한 소명을 받은 정예 요원을 위한 준비교육 뿐만 아니라, 단거리보다는 장거리에 맞는 자격과 역량을 겸비하도록 그들의 사역 주기에 따라서 개발과 성장을 지원하는 연장 교육이 적극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때가 되었다.

선교사 혹은 선교 사역자를 위한 평생교육은 마치 여러 갈래에서 흘러 내려온 물줄기가 한데 어우러져 큰 폭포수를 이루는 것과 같은 복합적 과정을 거쳐 탄생한다. 교육의 대상인 선교사를 성인 학습자로 이해해 선재적 경험을 지식과 배움으로 재창출할 수 있게 하는 교육법이 필요하다. 교육의 시기와 방법도 특정 시간과 공간에만 국한된 프로그램이 아닌 선교사가 언제든 필요한 때 자율적으로 배우고 학습할 수 있는 방식이 활용되어야 한다. 교육의 기간은 사역의 하강 시점이 아닌, 선교사역의 전주기를 아우르는 사역자 전 생애로 그 기간을 확장해야 한다. 교육의 영역에 있어서 앞서 이야기했던 존재와 지식과 행동을 모두 포괄하는 전인적 개발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는 본 칼럼 연재 마지막 네 가지 소주제들을 다음과 같이 정해 관련된 생각과 고민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생각해 보려고 한다. 첫째로 선교사의 평생교육, 둘째로 선교사 연장 교육의 기초, 셋째로 창의적 온라인 선교 교육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교사의 전인적 개발과 창의적 사역 철학이다.  

앞으로 연재될 칼럼의 소주제들을 아래에 다시 정리해 본다. 아무쪼록 부족하나마 앞으로 나누게 될 생각과 고민이 선교사와 선교 관심자 그리고 선교를 위해 기도하는 모든 분께 조금이나마 공감이 되고 도움이 되길 바란다.

<chunsunggeoll@gmail.com>


[1] 로버트 브링좁슨, 조나단 루이스, 전인적 선교훈련 어떻게 할 것인가? (서울: GMF, 2013), p. 77. 

[2] 로버트 J. 클린턴, 지도자평생개발론 (서울: 하늘기획, 2011)

[3] 로버트 J. 클린턴, 영적 지도자 만들기 (서울: 베다니 출판사, 1993), p. 213.


글 | 전성걸

캐나다 NSCAD University (B.A.), Tyndale Seminary (M.Div.)를 졸업하고, Full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박사학위(D.Min. in Intercultural Studies)를 취득했다. 카자흐스탄에서 교회 개척 선교사로 사역했으며, GMF 산하 한국글로벌리더십연구원(KGLI) 원장과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글로벌연합선교훈련원 TMTC 상임대표 및 MEX 디렉터로 사역하고 있다. 저서로는 <타문화 관계전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