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선택권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선택권

2020-12-01 0 By 월드뷰

월드뷰 DECEMBER 2020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발행사


글/ 김승욱(발행인, 중앙대 명예교수)


어느덧 팬데믹으로 어려웠던 2020년의 마지막 달을 맞이했습니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어도 코로나바이러스는 이제 인류와 함께 갈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2020년은 코로나 이후(After Corona) 사회의 원년이라고 합니다.

이번 호 특집은 “생명윤리 및 낙태”에 관한 기독교적 견해입니다. 지난해 4월에 헌법재판소가 낙태를 처벌하는 현행법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으며, 올해 안에 법 개정을 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0월에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으며, 올해 연말까지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예정입니다. 이 개정안을 두고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강조하는 프로초이스(pro-choice) 진영과 태아의 생명권을 강조하는 프로라이프(pro-life) 진영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이에 <월드뷰>는 낙태죄와 관련해서 어떤 방향으로 형법과 모자보건법을 개정하는 것이 기독교적 관점에서 바람직한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커버스토리에서는 성산생명윤리연구소의 소장을 맡고 계신 이명진 명이비인후과 원장의 견해를 들어보았습니다. 그는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을 역임한 의사이자 평론가이며, 인천의 ‘회복의교회’에서 장로로 섬기고 있습니다. 성산생명윤리연구소가 하는 일과 함께 작년에 있었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의 방향이 어떠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울러 한국교회가 개교회 차원에서 그리고 범 교단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도 의견을 들었습니다.

인터뷰에 이어서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을 4편 실었습니다. 먼저 낙태죄 조항의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의 내용과 문제점 그리고 과제에 대해서 국회 입법지원위원과 법제처 법제자문관을 맡고 있는 홍익대 법대 음선필 교수의 의견을 실었습니다. 형법 개정안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에 관해서는 25년간 검사로 재직하고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하고 있는 법무법인 로고스의 이흥락 변호사로부터 의견을 들었습니다. 모자보건법 개정안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보아스사회공헌재단의 자문 변호사로 봉사하고 있는 연취현 변호사의 의견을, 태아의 생명권과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 입법 방향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한국기독문화연구소의 권우현 변호사의 견해를 실었습니다.

고려대학교 산부인과 홍순철 교수로부터 낙태에 관한 법률 개정과 관련해서 의학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낙태의 원인이 되는 약물복용 등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기독교인의 나침반이 되는 성경은 인간 생명의 기원에 대해서 어떻게 말하는지, 성경적 견해가 왜 중요한지에 관해서 총신대 신대원의 이상원 교수가 정리해 주었습니다. 이어 낙태를 막기 위한 시민단체 활동에 대한 두 편의 글을 실었습니다. 먼저 케이프로라이프(K-ProLife)의 송혜정 상임대표는 급진 페미니즘의 낙태에 관한 주장과 포괄적 성교육을 비판하며, 설문 조사를 토대로 대한민국 대부분의 여성은 낙태죄 폐지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주장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낙태 방지 캠페인을 벌이는 “아름다운 피켓” 서윤화 대표는 태아를 위한 생명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Studies of the Fetus in the Womb. 많은 주석이 달린 이 스케치는 16세기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것이다. 인간에 대한 관심이 외형만이 아니라 태 속에 가린 생명의 형상에까지 미쳐있다는 점에서 르네상스 사조를 가장 잘 대변하는 작품 중 하나이다. 태아를 묘사한 최초의 해부학 도안이기도 하다.


한 해를 보내며


<월드뷰>는 2020년 한 해 동안 Again Korea!라는 주제를 가지고 각 분야를 조명했습니다.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에 본보 편집위원 15분으로부터 2020년 한 해를 총결산하는 의미에서 “대한민국 2020은 어떤 해였는가”에 대한 개인적 소회를 들어봤습니다. 2020년에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이며, 올해 주제와 같이 대한민국을 다시 바로 세우기 위해서 어떻게 고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관해 물었습니다. 가장 많은 분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각 분야의 변화에 대해서 언급해 주셨고, 정치문제 및 차별금지법 등에 대한 의견이 있었습니다. 저는 “2020년은 향방 없이 달리던 굴레를 멈추고 방향과 가치를 재조정하는 한 해였다”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이 평가를 읽어보시면서 독자 여러분도 한 해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올 한 해 동안 하나님의 은혜와 여러 편집위원과 필진들의 도움으로 <월드뷰>도 많이 발전했습니다. 이제 <월드뷰>를 대형 서점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고, 코로나로 인해서 발송이 어려운 해외 선교사들께는 e-book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도 많이 개선되어 과월호를 보기 쉬워졌습니다. 인터뷰는 유튜브에서 월드뷰TV를 치시면 볼 수 있습니다. “구독”과 “좋아요”를 많이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페이스북과 블로그로 특집 기사들이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2021년 새해에는 “근원으로 돌아가자”라는 시리즈로 각 분야를 조명하려고 합니다. 한 해 동안 저희 <월드뷰>를 사랑해 주신 구독자 여러분과 좋은 글을 주시고, 후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새해에는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글 | 김승욱

중앙대학교 명예교수이며, 한국제도경제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미국 조지아대학교에서 박사학위(Ph.D.)를 받고 UNDP 국제 전문가와 경제사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1989년에 9명의 교수들과 함께 “기독교학문연구회(현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를 창립해, 2000년부터 2012년까지 회장으로 봉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