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평등 기본 조례

경기도 성평등 기본 조례

2020-01-15 0 By worldview

젠더 이데올로기 법제화의 수단이 된 경기도 성평등 기본 조례

월드뷰 12 DECEMBER 2019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BIBLE & WORLD VIEW 3


글/ 전윤성(미국변호사)

젠더는 프랑스어, 독일어 등에서 명사와 대명사의 여성, 남성, 중성 구분을 의미하는 문법적인 용어로만 사용되어 오다가, 성 과학자 존 머니가 1950년대에 쓴 논문에서 전통적인 학술 용어인 ‘성 역할(sex role)’과는 다른 ‘젠더 역할(gender role)’이라는 새로운 의미로 이 용어를 최초로 사용하였다. 대략 1960년대부터 현대 페미니즘 이론은 성(sex), 젠더(gender), 섹슈얼리티(sexuality)를 사회 현실을 분석하는 새로운 범주로 도입했다. <젠더 트러블>의 저자이자, 동성애자인 주디스 버틀러는 섹스는 생물학적 성별, 젠더는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된 성별이라는 전통적인 구분법을 깨면서,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는 모두 사회적 구성물이자 제도 담론의 효과로서 젠더에 포함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는 ‘성별’에 대하여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개념을 따르고 있는데, 국가인권위원회가 발간한 <국가인권위원회법 해설집>은 ‘성별’을 sex, gender, sexuality, sexual orientation, sexual identity, gender identity를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미국 뉴욕시 인권조례에도 젠더 용어가 매우 포괄적으로 정의되어 있다. 젠더의 개념을 동성애, 트랜스젠더, 남성·여성 이외의 제3의 성이 다 포함되는 것으로 정의하는 사상을 ‘젠더 이데올로기’라고 말할 수 있다.

한편, 우리 헌법에 양성평등이 처음 들어온 것은 1948년에 제정된 제헌 헌법 때부터이다. 헌법재판소는 양성평등이란 남녀의 성을 근거로 차별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이라고 판시하였는데, 이는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성별(sex)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양성평등을 남성과 여성 이외의 제3의 성도 포함하는 젠더(gender)의 개념으로 볼 수는 없다.

반면에, 성평등은 양성평등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2014년 여성발전기본법을 양성평등기본법으로 개정하기 위해 열렸던 공청회에서 ‘성평등’은 제3의 성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진술인들이 설명한 바 있다. 2018년 1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 보고서도 양성평등(sex)은 남과 여라는 생물학적 차이(선천적)에서 발생한 불평등 문제이고, 성평등(gender)은 사회 역사적(구조, 환경, 문화)으로 형성된 차이(후천적)에서 발생한 불평등 문제라고 설명하였고, 성평등에는 트랜스젠더를 의미하는 성 정체성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양성평등기본법상의 양성평등은 헌법상의 양성평등과 그 의미가 서로 같아야 하기에, gender로 해석할 수 없고, sex로 보아야 한다.

젠더 이데올로기는 이제 단순한 학술적 차원의 논의를 넘어서서 법제화의 단계로 진행이 되고 있다. 2017년~2018년의 헌법 개정 절차에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는 우리나라 최고 규범인 헌법에 ‘성평등(gender equality)’ 조항을 신설할 것을 제안하였다. 아울러, 일부일처제의 근거 조항인 현행 헌법 제36조 제1항에서 ‘양성평등(equality between men and women)’을 삭제하여 동성혼을 포함하는 다양한 가족 제도를 도입할 것도 제안하였다.

현재 헌법 개정 절차가 중단된 상태이지만, 젠더 이데올로기 법제화는 여전히 계속 진행 중이다. 도나 시와 같은 지방자치단체가 자치 사무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자치 법규를 조례라고 하는데, 대표적으로 성평등 조례가 젠더 이데올로기 법제화의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7월 31일 현재, 상위법인 헌법과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약 228개 지방 자치 단체가 ‘양성평등 조례’를 제정하였다. 그러나, 서울특별시와 경기도를 포함하여 14개의 지방  자치 단체는 양성평등이 아닌 ‘성평등 조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지난 7월 16일에 경기도 성평등 기본 조례 개정안을 도의회 본 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개정안이 입법 예고가 되었을 때부터 동성애 논란이 일었는데, 통과되고 나서는 더욱 불거졌다. 경기도민 청원 홈페이지에 도지사에게 성평등 조례에 대해 재의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고, 답변 요건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제1호 청원이 되었다. 그러나, 8월 6일에 경기도는 여성가족국장 명의로 재의 요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올렸고, 같은 날 개정 성평등 조례를 공포·시행하였다.

상위법을 위반하는 성평등 조례를 양성평등으로 재개정하도록 촉구하기 위해 ‘건강한 경기도 만들기 도민연합’이 도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결성이 되었고, 1차 도민 대회(3천 명), 재개정 촉구 기자 회견, 2차 도민 대회(3만 명) 및 두 차례에 걸친 규탄 집회(3천 명, 2천 명)가 이어졌다. 종교계도 가세하여 ‘Holy 경기도 회복을 위한 연합 기도회’를 도청 앞에서 개최하였다(2만 명). 그런데도,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도의회 여성 가족 평생교육위원회 위원장 도의원뿐만 아니라 현재 경기도의회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여당의 도의원 대표와 다수의 도의원은 ‘양성평등’과 ‘성평등’은 같다는 주장을 하면서 재개정의 필요성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대표 발의자인 도의원이 성평등과 양성평등은 다른 것임을 이미 잘 알고 있었음에도 의도적으로 경기도 성평등 조례에 성평등 용어를 존치 시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015년에 여성발전기본법이 양성평등기본법으로 개정, 시행됨에 따라, 하위법인 경기도 성평등 조례를 상위법에 맞도록 용어 개정을 해야 함에도, 경기도는 ‘양성평등’ 용어로 개정하지 않고, ‘성평등’ 용어를 존치 시켰다. 2015년과 2019년 모두 조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던 도의원은 2015년 12월 17일에 인천일보에 기고한 ‘경기도 성평등 조례의 개정 의미’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양성평등과 달리 성평등은 제3의 성과 다양한 섹슈얼리티를 포함하기 때문에 경기도는 선도적으로 양성평등 조례라는 명칭 대신에 성평등 조례를 사용한 것이라고 상세히 그 입법 취지를 설명하였다. 이뿐만이 아니라, 재단법인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발간한 경기성평등백서(2016)도 양성평등기본법은 성적지향 등 성차별을 다룰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경기도의 성평등 조례는 정책적 효과를 가져오기 위하여 ‘양성평등 기본 조례’라는 명칭보다는 ‘성평등 조례’라고 칭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도의회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가 있다. 정의당 경기도의원과 정의당 경기도당 성소수자위원회는 지난 10월 28일에 ‘성평등 조례 왜 필요한가?’라는 시민 초청 간담회를 도의회에서 개최하였다. ‘대학·청년성소수자모임연대 QUV’가 공동 주관하고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한 경기도 만들기 도민행동’이 후원한 이 행사에서 자신을 양성애자라고 주장하는 작가가 발제하였고, 트랜스해방전선 대외협력팀장과 성소수자 부모 모임 운영위원이 패널로 토의를 진행하였다. 성평등이 동성애, 양성애, 트랜스젠더리즘, 제3의 성을 포함한다는 것은 이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개정 경기도 성평등 조례 제1조(목적)는 “이 조례는 「양성평등기본법」 및 그 밖의 성평등 관련 법령에 따라 경기도가 성평등 정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성평등을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하고 있는데, 여기서 ‘그 밖의 성평등 관련 법령’에는 성적 지향(동성애, 양성애 등)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법도 포함이 된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국가인권위원회는 ‘성별’을 젠더로 해석하고 있고, 성별에는 성적 지향, 성 정체성, 제3의 성이 모두 포함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개정 성평등 조례는 사용자 용어를 신설하면서, 사용자에게 성평등위원회 설치 및 운영을 강요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용자에는 기업뿐만 아니라 사찰, 성당, 교회 등 종교 단체와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종립 학교 등이 모두 포함된다. 상위법인 양성평등기본법은 ‘사용자’에게 채용에 있어 차별하지 말라는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도 않고, 더구나 사용자에게 (양)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하라고 강요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성평등 조례는 상위법의 범위를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사용자가 성평등위원회를 설치·운영할 경우 도지사는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하도록 하는 조항도 신설되었다(제18조의 2 제3항).

성평등위원회의 활동 목적 중 하나는 양성평등기본법 제31조를 실현하는 것인데, 제31조는 성희롱 예방 교육 등 방지 조치에 관한 조항이다. 성평등의 관점에서 보면, 동성애에 대한 윤리적 문제와 보건상 유해성을 교육하는 것, 성별에는 남성, 여성 이외에 다른 제3의 성은 없다는 교육을 하는 것, 성별은 정해지는 것으로 바꿀 수 없다고 가르치는 것이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에 대한 성희롱이 될 수 있다. 성평등위원회가 성희롱 예방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성별에 대한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아동,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서 동성애와 트랜스젠더가 정상이라는 교육을 시행하라는 강요를 할 수도 있다. 젠더 이데올로기가 법제화된 외국에서 아동, 청소년들에게 성평등 교육을 한 결과는 매우 참혹하다. CBNNEWS.COM은 2018년 9월 19일 자 기사에서 최근 10년간 영국에서 자신이 트랜스젠더라고 인식하게 된 아동, 청소년들이 4,000% 증가했고, 또한, 여자 청소년들이 남성이 되기 위해 유방 절제 수술을 받은 비율이 두 배 증가했다고 보도하였다.


성평등위원회의 또 다른 활동 목적은 채용 차별을 금지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기업뿐만 아니라 사찰, 성당, 교회 등 종교 단체에도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 채용을 강요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채용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에 대한 침해이다.

성평등은 헌법의 양성평등 이념과 양립할 수 없다. 성평등은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를 포함하는 gender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헌법의 양성평등 개념과는 매우 상이하다. Gender는 법률 용어로 볼 수 없을뿐더러, 국내법에서 gender에 해당하는 용어를 법률에서 규정한 경우도 없다. Gender는 헌법과 현행법이 전제하고 있는 남·여 성별 2분법 제도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고, 따라서 gender를 성평등이라는 용어 속에 숨겨서 탑재한 경기도 성평등 조례는 헌법에 위반된다.

사용자에게 성평등위원회를 설치 및 운영하도록 노력하라는 조항과 관련하여, 도의회사무처 입법정책담당관은 지방자치법 제22조를 고려하여 ‘사용자’를 공공기관의 사용자로 국한되도록 수정하라는 검토 의견을 도의회 통과 전에 제시하였다. 이들 조항을 ‘의무’의 부과로 해석하였다는 의미이다. 법제처가 2017년에 발간한 법령 입안·심사 기준도 ‘노력하여야 한다‘는 것은 법령에서 의무 규정을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라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법 제22조를 위반하지 않도록 재개정이 필요하다.

한편, 경기도 여성가족국은 사용자의 성평등위원회 설치·운영을 정책적으로 유도한다는 입장인데, 이를 위해서 벌금이나 처벌 등 직접 강제가 아닌 간접 강제 방식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도내 기업이 관급 공사 입찰에 참여한 경우, 성평등위원회 설치 여부를 선정 평가에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또한, 기존에 경기도가 지급하던 보조금이나 재정 지원에 대해서 성평등위원회 미설치를 이유로 축소 또는 중단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도내 성평등위원회 설치가 늘어남에 따라, 결국 설치를 하지 않은 사용자들은 직·간접적인 불이익을 당할 수 있게 된다. 개정 경기도 성평등 조례는 그 위법성과 위헌성으로 인해 전면 재개정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도민들의 정당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도의회 스스로가 성평등을 양성평등으로 개정하기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도민들이 지방자치법에 따른 조례 개정 청구 절차를 개시하였다. 경기도 19세 이상 유권자 총수의 1% 이상의 서명 동의를 받으면 도민 개정안 발의에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주민 참여 조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전자 서명과 서명지에 서명하는 2가지 방식이 모두 가능하다. 자신의 기본권을 스스로 지키기 위한 도민들의 적극적인 주권 행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heavenlyadvocate@gmail.com>


글 | 전윤성

성균관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후, 한동대학교 국제법률대학원에서 미국법을 전공하였다. 미국 아메리칸 대학교에서 국제법으로 법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였다. LG전자와 BASF Korea에서 사내 변호사로 근무하였고, 현재는 사단법인 크레도에서 상근 미국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